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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에 이름표를 붙여주세요
14-05-28 15:33 5,759회 0건
슬럼프에 이름표를 붙여주세요 현재의 슬럼프는 다음 다가올 행복의 예고편 지금 현재는 다음 올 것의 반대 경험이다. 최근 세바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다. 김미경 강사는 강의 내내 한쪽 팔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모든 추가 한 쪽에 치우쳐있다고 해서 항상 불행할 것도 행복할 것도 없다고. 언젠간 불행에 치우쳐 있는 추가 행복의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재 행복하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화무십일홍. 달도 차면 날도 기우는 법. 현재 내가 잘났다고 해서 언제까지 그 운이 갈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슬럼프에 이름을 달아 주세요. 사실 우리는 조금만 나에게 불행하거나,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나 슬럼프에 빠졌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김미경 강사는 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슬럼프에 이름표를 붙인다. 불안, 실수, 게으름, 기타 등등.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그렇게 슬럼프는 다른 이름이 붙어서 슬럼프를 해결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예를 들면, 내가 게을러서 일상생활이 진부하고 의욕이 없다면. 해결책은 (어렵지만) 간단하다. 게으름을 제거하는 것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친구들도 만나고,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정확한 시점에 슬럼프를 벗어난다기보다는 나도 모르게 다시금 삐걱거렸던 생활에 윤활유가 더해져서 원활히 작동하게 된다. 장애인복지관에서 4년 넘게 일하게 되면서, 이 세상에 가장 힘든 슬럼프를 꼽으라면 단연 중도 장애발생이다. 과연, 중도 장애를 겪게 된다면 슬럼프에 이름표를 달아도 과연 그게 해결이 될까? 해결이 되더라도, 많은 시간을 감내하고 끊임없이 내 자신을 채찍질하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세바시에서 나왔던 또 다른 사람. 로봇다리 수영선수인 김세진 학생. 6번의 뼈를 깎는 수술과 어머니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현재 자신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진아, 걷는 것? 중요하지 않아. 네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줄 아는 것이 중요해. 혹여 못 일어날 경우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줄 아는 것도 용기 있는 사람이야. 김미경 강사가 말했던 가 불행으로 기울어져있더라도, 다시 일어나 방향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을 기대하지 않고 세상에 기대지 않고 세상이 기대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김세진 학생.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내가 걸을 수 있을까? 라며 걷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자신보다 못한, 혹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도사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행복했던 작년, 더욱 기대되는 올해 지난해에도 행복했지만, 올해 더 기대가 되요. 아직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점점 좋아지는 중이랍니다. 지금 소개하는 박진옥(49)씨. 그 분도 언젠가 세바시와 같은 곳에 서서 강의할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되는 센터 이용자다. 그녀가 가진 시각장애는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 40년 후에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각장애인이 될 줄 알았을까? 어린 시절에 있었던 야맹증 증세는 그저 밤을 제외하고 일상생활을 지내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진행성인 이 병은 그녀가 40대 초반이 되던 해에 안과에서 정확히 밝혀졌다.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서서히 그녀가 알고 있던 세상은 갑자기 암흑으로 변했다. 아직 잔존시력이 있기 때문에, 확대해서 사물을 볼 수는 있지만 장시간 지속이 될 경우 눈이 침침해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깨지듯이 글씨가 보이기 때문에, 사실상 잔존시력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었다. 어두워진 세상을 보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듣기로 결심한 박진옥씨는 지인을 통해 작년에 센터를 내관하게 되었다. 멀리 용인에서 달려온 그녀는 가쁜 숨을 정리하기도 전에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씀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 카페지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컴퓨터를 사용하기 어려워져서 글 쓰는 것도, 카페 관리하는 것도 뜸해졌다. 그래도 꾸준히 쓴 글은 현재까지 10권정도 된다. 그 재능을 널리 펼치기 위해서 컴퓨터 사용은 필수였고, 컴퓨터 사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음성출력 S/W가 필요했다. 선정회의를 통해 작년에 제품을 받게 된 박진옥씨는 이제 기나긴 어둠의 터널 끝을 지나 행복의 시작점에 서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계절을 찍는 꼬마 사진사 차멀미를 할 때, 차량 앞자리에 앉거나 차량을 운전하게 되면 멀미를 하지 않게 되는데 그 원리는 간단하다. 지금 내가 달리는 도로가 왼쪽으로 휘어졌는지 혹은 오른쪽으로 쏠릴지 하는 것들을 미리 알 수 있고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멀미를 하지 않는 것이다. 즉 멀미란 것은 내가 어느 쪽으로 나갈지, 그래서 몸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세상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좀 더 예측해서 대비하고 방비해서 현명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김미경 강사는 사람마다 하나의 추가 아닌 여러 개의 추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 추들이 한 방향으로 쏠린 경우도 있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있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중도장애는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온다. 조심해서 살아가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하지만, 몇 년이 걸리든 상관없이 중도장애와 함께 찾아온 슬럼프에 이름을 붙여주자. 로봇다리 수영선수 세진이가 그랬듯 센터 이용자 박진옥씨가 그랬듯. 넘어질 때 일어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못 일어날 때 손 내밀 줄 아는 용기가 있다면, 칠흙같은 어두운 장막에서 환한 커튼으로 변화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작년 11월1일 경북 포항 점자도서관 주최로 열린 전국 시각장애인 자작시 낭송대회에서 2등을 한 자작시 「계절을 찍는 꼬마 사진사」를 읽어보며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화려한 장미꽃 넝쿨을 입체화하는 그 날까지 화이팅! 계절을 찍는 꼬마 사진사. 휴대폰을 손에서 놓을 줄 모릅니다. 버튼을 눌렀다 다시 끄고, 또 켜고... 칠흙 같은 어두운 장막이 켤 때마다 환한 빛의 커튼으로 변하며 화려한 장미꽃 넝쿨을 입체화시킵니다. 색 바랜 하얀 담장 위에서 금새라도 우르르 쏟아져 내릴 듯 붉은 꽃무리가 가슴 시리게 파고듭니다. 와아.. 엄마 핸드폰에 여름이 가득 차있네. 예쁘다. 벌에 쏘여 퉁퉁 부어오른 볼이 마치 복어배 같습니다. 불룩 불룩 복어배가 웃고 있습니다. 엄만 이제 꽃이 잘 안보이니깐 내가 예쁜 꽃 많이 찍어서 보여줄게. 봄이면 개나리, 진달래, 철쭉. 여름이면 아카시아, 장미꽃. 가을이면 시린 색감으로 물든 낙엽. 겨울이면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까지. 점점 흐려지는 엄마의 눈에 계절을 옮기느라 무시무시한 벌이 제 볼에 앉은 것도 모릅니다. ?Ы?셔터를 누릅니다. 찰칵 찰칵. 계절을 찍는 꼬마 사진사. 제 눈엔 어미 눈을, 어미 마음엔 제 마음을 담습니다. 두 눈이 함께 웃고 두 마음이 함께 서로를 부두여 안고 눈물 짖습니다. * 참조: 서울주보 (2014. 1. 26.) 차멀미를 하는 이유, 포항 점자도서관 시낭송 대회 공모작 (박진옥氏) 발췌 [출처] 2014년 5월 7일 오전 9시 31분에 저장한 글입니다.|작성자 보조공학서비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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