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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은 소모품, 유모차
14-03-24 14:15 5,720회 0건
사랑을 담은 소모품, 유모차 -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보조공학서비스센터 이윤섭 2014년 새해부터 무언가에 쫒기면서 일상에서 숨을 헐떡이며 앞으로 달려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전진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여가 시간에 소셜 네트워크에 지인들이 올린 글들을 보곤 했다. 소셜 네트워크를 하다보면 간혹 좋은 글들을 발견하곤 하는데, 최근에 이 글을 보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 이 세상에 본래부터 나와 맞는 것은 없습니다. 연구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하다 보면 맞게 되는 것이죠. 처음 운전이 서툴 때는 안 맞는 것 같다가 오래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피아노도 처음 치면 안 맞는 것 같지만 익숙하면 잘 치게 됩니다. 사람도 처음부터 나에게 딱 맞는 상대는 없습니다. 안 맞는 것 같더라도 자꾸 이해하다 보면 나와 맞는 사람이 됩니다. 좋게 생각하고 가꾸다 보면 좋은 아내, 좋은 남편이 됩니다. 팔짱끼고 앉아서 누가 먼저 무릎을 꿇느냐 기 싸움 하지 말고 내가 먼저 양보해 주세요. 말 한 마디 먼저 하기 싫어서 버티다가 헤어지려했던 것도 아닌데 헤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조건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좋은 조건을 만들어가도록 하세요. -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中 - 주어진 환경 속에서 좋은 조건을 만드는 것. 항상 염두하고 실천해야지 생각 하면서 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많은 이들은 매주 열심히 편의점에 들러서 로또를 구입하며, 이번 주에는 나에게 큰 행복이 뚝 떨어질 거야. 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 그런 큰 행복이 내 앞에 뚝 떨어질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법륜 스님의 편지에 의하면 본래부터 내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생활은 나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익숙해지고, 이해하고, 좋게 생각하다보면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생활의 중심인 내가 바꿔 나가야만 한다.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는 오죽할까. 모든 부모님이 그렇겠지만,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님은 특별히 에 비유하고 싶다. 양초가 빛을 내려면 제 몸이 타 없어져야 하듯이, 소금이 맛을 내려면 스스로 녹아 없어져야 한다. 온갖 화려한 음식들이 식탁 위에서 각기 제 맛을 자랑하더라도 한 줌 소금이 없다면 인간은 살 수 없게 된다. 그만큼 중요한 존재인 은 산해진미를 내기 위해 스스로 녹아 없어져야만 한다. 자기 것이 없어지며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모든 일상을 반납하고, 아이를 위해 평생을 그렇게 살아가야하는 모습은 소금의 존재와 꼭 일치한다. 때로는 (어쩌면 항상)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익숙해지다 보면 익숙함 속에서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아이에게 맞는 보조기구를 사려고 해도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산발적으로 있는 보조기구 지원 사업을 신청하더라도 안 될 확률이 더 많다. 승재 (6세) 엄마도 아이를 위해 오늘도 그렇게 뛰고 있다. 치료를 갈 때에도, 유치원에 갈 때에도, 하루 세 끼 식사를 할 때에도 어김없이 이 된다. 수두증으로 인해 큰 수술을 4번이나 받았고, 시력도 좋지 못해서 청력과 감각에 의지해야 하는 승재지만 이런 엄마의 노력을 아는지 승재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벌써 올해 3월에는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으며 즐겁게 공부할 승재의 모습에 엄마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승재도 벌써부터 입학 후 같이 공부하게 될 친구들을 생각하며 한껏 들떠있다. 작년 초 장애아동?청소년 이동보조기구 지원 사업 함께 나들이가自! 에 선정, 드디어 올해 유모차를 받게 되었다. 이제까지는 척추 측만이 있어서 앉을 때 자세가 불안정하고, 사용하고 있는 일반 유모차가 작아지는 바람에 눕힌 상태에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동기구 (자세보조용구가 장착된 수동휠체어)가 있지만, 접었다 폈다 하기에는 보호자의 신체적 부담이 컸다. 수동휠체어를 보유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수동휠체어 대용품으로도 사용하지만, 학교 등?하교 및 치료 차 잠깐씩 이동할 때라든지 나들이 갈 때에는 보통 유모차를 사용한다. 이제 승재도 본인에게 딱 맞는 유모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인생은 어느 때까지는 모으는 과정이겠지만, 그 이후는 없어지는 과정이어야 한다. 가지는 (take) 인생이 주는 (give, 寄附) 인생으로, 이기는 인생이 지는 인생으로, 살아 있을 때 사랑하기 위해 죽으면, 죽을 때는 죽지 않는다고 한다. 창고에 넣어둔 소금은 아무 가치가 없다. 지원 받은 유모차도 언젠가는 폐기되는 소모품이다. 승재 엄마가 의 힘을 발휘하여 유모차를 받았다면, 이제는 승재의 차례다. 우리은행 노동조합, 공동모금회, 센터 선생님들의 노력을 담은 유모차를 잘 활용한다면, 그 유모차는 단순한 유모차가 아닐 것이다. 사랑을 담은 소모품, 이 될 것이다. 승재가 유모차를 타고 다니며 세상의 많은 것들을 느끼며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인 이 되었으면 한다. * 참조: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서울주보 (2014. 2. 9.) 사랑을 위한 소모품 발췌 [출처]사랑을 담은 소모|작성자보조공학서비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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