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展을 꿈꾸는 늦깎이 화가 지난 달 스토리텔링에서, 현재의 슬럼프는 다음 다가올 행복의 예고편 이라는 말을 언급했었다. 현재의 슬럼프가 장기화 되거나, 현재의 삶이 즐겁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에 집착하며 살아가게 된다. 한 예로, 학회라든지 교육을 듣는 공간에서 강의를 청강하게 되면 자주 보는 광경이 있는데, 전(前) 대학교수, 전(前) 어떤 어떤 직책. 이렇게 죽 자랑을 나열하듯 소개하며 정작 현재는 어떻게 지내는지 정확하게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어쩌면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에 젖어 정작 현재의 삶에 소홀해 진 것은 아닐지. 전직에 대한 소개를 들을 때에는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해진다. 오히려 과거에는 초라했지만, 현재는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듣는 이의 입장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때로는 세상이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것 같고, 홀로 버려진 것 같은 쓸쓸함 때문에 한없이 움츠러들 때가 있다. 그럴수록 예전 나의 전성시대를 떠올리며 그 땐 그랬지. 를 되뇌이며 숨을 곳을 찾는다. 어쩌면 사순 시기 성경말씀에 예수님께서 라자로야 나오너라. 라고 하신 말씀은 이렇게 숨어서 밖에 나갈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향한 말씀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의 비난이 무서워서, 혹은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 숨고 싶다면,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의미로첨부한 그림들을 감상해보자. 어디에서 많이 본 흔한 그림 같은 느낌도 들고, 푸근하면서도 정감 있는 느낌도 들고. 어떤 화가의 작품일지 궁금증이 생긴다. 자연 풍경을 주 소재로 삼아 그렸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화와 함께 수채화 느낌도 함께 묻어난다. 이번에 이 그림들에 대한 장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아크릴화다. 아크릴화란 아크릴 물감을 재료로 하여 그린 그림을 말하는데, 흡착력이 강해 변색 없이 오래 보존되며, 유화의 느낌이 나면서 유화보다 훨씬 빨리 건조된다는 장점도 지녔다. 아마도 송광근씨가 유화와 수채화의 중간이라고 했던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표현에 제한도 없어서 캔버스 뿐 아니라 어디든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하다. 이 그림들의 주인공은 여느 유명한 화가도 아닌 후천성 소아마비로 북부장애인복지관에서 9년째 아크릴화를 배우고 있는 송광근(49)씨다. 감기 바이러스로 인해 30여 년 전 평범한 고등학생에서 장애인이 된 송광근씨는, 장애로 인해 손떨림이 심해서 어떻게 이렇게 세밀한 작업을? 이라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림 뿐 아니라 교회에서는 집사를 맡고 계시고, 영어 회화에도 관심이 많다.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 등의 다용도로 사용하는 송광근(49)씨가 센터를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생기는 불편함 때문이다. 전에 KBS 사랑의 가족을 통해 노트북, 좌식책상, 의자를 지원 받았으나 기능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채 노트북만 사용 중에 있었다. 좌식 밥상 위에 구부정한 자세로 떨리는 손을 간신히 움직이며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니, 많은 부분들이 불편했다. 특히, 본인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자연 풍경을 다운 받아서 그걸 보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에 센터에서는 좌식 환경을 입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공간이 협소해서 결정을 내리기에는 쉽지 않았으나, 서랍장이 있던 공간에 맞춤형 높낮이 조절 책상을 놓기로 했다. 활동보조인이 여자분이라 의자에 앉히고 내리기 쉽지 않았기에, 안장 높낮이가 조절되는 리프트체어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최소한의 보조는 필요하지만 이제는 혼자서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컴퓨터를 하는 데 한결 수월해졌다. 지원품목 중 하나인 트랙맨 마블 마우스는 손떨림이 많고 강직이 있어서 일반 마우스 사용 시 밀리거나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는 부분을 최소화시켜준다. 키보드 역시 일반 키보드에 비해 키가드가 설치되어 있고, 큰 키로 인해 이웃키 누름을 방지할 수 있다. 키보드 경사조절 받침대로 살짝 경사를 주어, 한결 타이핑하기 편리해졌다. 지원하는 날, 송광근씨는 고마운 마음을 지원 받은 키보드를 누르며 대신한다. 아이처럼 좋아하는 송광근씨의 꿈은 인사동이든 평창동이든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장애인이면서도 화가로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화가는 여럿 있다. 그 중 한 분의 홈페이지에 잠시 들렀다가 이 글에 남겨본다. 나는 가끔 인생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프리다 칼로 그녀를 떠올린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무척이나 고통스럽고 때로는 섬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 속에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처절한 삶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이 보인다. 나 또한 나의 작품에 나의 인생을 그린다. 장애와 사회 속에서 느끼는 좌절, 고통, 편견, 무시 속에서도 나는 아름다움을 화폭에 표현하려 한다. - 김형희 氏 홈페이지 중- 비록 장르는 다르더라도, 송광근씨 역시 자신이 느끼는 많은 것들을 화폭에 옮겨서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렸으면 좋겠다. 예비화가에서 화가가 되는 그 날까지, 파이팅! * 참조: 서울주보 (2014. 3. 23.) 물 긷는 사람들, (2014. 4. 6.) 이리 나와라 발췌 [출처] 2014년 5월 7일 오전 9시 34분에 저장한 글입니다.|작성자 보조공학서비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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